어릴 때 내 꿈은 천문학자였다.
어린 시절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피해 옥상에 올라가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
까만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 있고 내가 그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지고 있는듯한 착각을 느끼며 공포스럽지만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비록 그 후로 천문학 쪽으로 공부를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천문학이나 우주와 관련된 책도 찾아보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다. 내가 SF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아이들도 나와 비슷한 호기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광주 어린이천문대에서 진행하는 '아빠와 함께하는 천체여행'이라는 프로그램에 신청해서 다녀오게 되었다.
-광주 어린이 천문대 : https://cafe.naver.com/gjastro
도시에서는 밝은 빛 때문에 별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이곳은 주변에 높거나 크게 밝은 건물에 많이 없어서 그나마 좀 더 잘 보인다고 했다.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곳을 찾으려면 '광해지도'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한다. 광해, 말 그대로 빛 공해를 의미하는 말로 초록색이나 검은색을 나타내는 지역으로 가면 별을 관측하기가 더 유리하다.
광해지도 보는 곳 : https://www.lightpollutionmap.info/
별에 대해 재미있는 설명도 듣고 퀴즈를 맞추면 상품으로 천체사진도 한 장씩 받을 수 있었다. 또 회전 별자리판을 만드는 시간도 가졌다.
드디어 야외 관측시간, 망원경의 조작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자 천체관측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은 날씨도 좋아서 천체관측하기 아주 좋다고 했다. 먼저 태양계 내에 있는 달과 목성, 토성을 관측했는데 목성의 줄무늬와 토성의 고리가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아이들도 신이 나서 재미있게 관측했다. 유명한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와 카시오페이아 자리도 찾아보고 오리온 대성운과 칠공주별(플레이아데스 성단)도 찾아봤다.
한참 초점을 맞추고 여기저기 관측을 하다가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아이들과 엄마들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이지 않고 아빠들만 신이 나서 망원경을 조작하고 있는 풍경이 보였다. 늦은 시간 아이들이 체험하기에는 날씨가 좀 추웠나 보다. 다음에는 보온에도 신경 써서 완전무장하고 체험을 해야 할 듯하다. 그래도 초점을 맞춰놓고 아이들을 부르면 얼른 달려와서 재미있게 관측하는 보습을 보며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했다.
체험을 마치고 다음에도 또 관측하러 오자며 약속하고 집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조금 늦은 시간과 추운 날씨긴 했지만 한번씩 이런 색다른 체험을 해 보는 것도 멋진 추억을 남기기에 좋은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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