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위로부터 아래로 억압적인 기제로 유지되던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 이제 개인이 상호 네트워크의 힘으로 자립하는 새로운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 책은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처럼 내 삶을 대비하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예보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변화는 꾸준히 있어왔다. 하지만 그때의 변화 속도는 느렸기 때문에 윗세대와 젊은 세대들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며 살아왔다. 나이 든 사람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혜를 전수함으로써 그에 걸맞은 권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과거의 경험이 지금과 똑같이 통용되기 힘들거나 아예 쓸모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더군다나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다양한 기억과 경험을 가진 세대들이 동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다. 이런 시대를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지는 시점에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각자도생의 시대
삶의 단위는 이제 국가가 아니라 도시입니다. 뉴요커와 서울러의 정체성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세계의 경계가 점점 무너져 내리면서 기존의 생활 범주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권위로 작용하던 학력이나 직장등의 지위도 점점 허물어져 가고 있다. 각자도생을 위해 개인들은 더 나은 기회와 일자리를 위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로 몰려든다. 반면에 국경의 문화적 윤곽이 희미해질수록 '구별 짓기'는 더 디테일해져서 내가 사는 도시, 공간이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구시대의 권위적인 행동과 문법들이 점점 더 통용되기 힘들어지고 있다.
집단으로 작동하던 생산 모둠의 집합 시스템이 개인 중심의 플랫폼 사회로 바뀌면서 기성세대가 생각을 수정하기도 전에 갑자기 힘의 흐름이 바뀐 것입니다.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코파일럿이란 항공업에서 부조종사의 역할을 말한다. 여기서는 AI가 우리의 코파일럿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산업의 많은 분야에서 AI를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AI 코파일럿은 퇴근하지도 않고 비용도 매우 저렴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처리할 일을 혼자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발달로 내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두렵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시도해 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로봇의 핵심은 물리적, 정서적 행위의 자동화입니다. AI의 핵심은 지능적, 창조적 활동의 자동화입니다. 결국 인간은 창조적 활동, 지능적 활동, 육체적 활동, 정서적 활동 그 모든 영역에서 로봇, AI와 함께하게 될 운명입니다.
사회적인 변화와 핵개인의 출현
예전에는 개인보다는 국가, 사회, 가족이 더 중요한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점점 개인이 더 중요한 사회로 바뀌고 있다. 가족의 경우도 예전에는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고 자녀는 부모를 모시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지만 나이에 대한 인식의 변화, 저출산 등으로 그런 모습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여러 사회적, 기술적인 변화를 거쳐 이제는 핵가족을 넘어선 핵개인이 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까지 많은 개인들은 자신만의 트랙을 설계하고 독립된 목표를 설정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조직의 안정성이 나의 미래를 담보하고 그 안에서 나의 성장을 위한 단계별 기준을 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아닙니다.
각자의 목표가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을 넘어서야만 타인에 의한 평가로부터 해방되고 시험 보는 꿈이 악몽처럼 평생을 괴롭혔던 과거와 작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넘어 나만의 지향점으로 새로운 가치를 천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각자 세계의 주인이 되는 핵개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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