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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빌 맥과이어 / 양철북출판사)

by nice dream 2024. 1. 30.

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
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만큼 심각한지는 쉽게 체감이 되지 않는다. 여름이 더 길어지고 있고 폭우나 가뭄 등 이상 현상들이 종종 일어나고는 있지만 그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뿐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잊어버리기 일쑤다. 외국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 현상들 역시 그 지역의 이야기처럼 여겨져 그냥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 하는 식으로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머지않아 나와 내 가족, 후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책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비해 사람들의 인식이 더 낮은 현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우리가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기후변화, 피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기후 붕괴라는 암담한 미래를 피할 기회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이제 기후 붕괴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무엇을 보게 되느냐, 기상이변이 잦아진 온실 세상에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 그리고 암울한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할 방도를 마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훌륭한 공약도 많이 나왔지만 이런 공약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 방안이나 법적 제도, 감시 장치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사실상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자세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 가는 상황이다. 

우울하게도 현재(2022년 4월) 탄소 배출량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 가운데 어느 나라도 파리에서 약속한 1.5도 제한 목표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기후학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걱정은 우리가 하나 이상의 '티핑 포인트 Tipping point', 다시 말해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을 지났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인류세의 시작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어떻게든 환경에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류세의 시작점을 어디에 찍어야 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핵폭발과 원자로 사고로 유출된 방사능, 산업 공정에서 배출된 중금속과 미세 플라스틱이 땅속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1900년대 중반부터 인류세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작점을 어디에 찍든, 인류가 멋대로 자연을 주무르며 지구의 패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사실 지구의 기후 변화 역사로 봤을 때 지금은 아직 빙하기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자연을 그대로 놔두면 1만 년 이내에 추위가 찾아올 테지만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지구 가열화로 다음 빙기는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제는 인간에 의한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로 명명해야 한다고 많은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기상 대혼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상 붕괴와 해수면의 상승은 이미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고 이로 인해 해안가의 국가 및 도시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고위도의 기온이 오르면서 녹아내린 영구 동토층에서 갇혀있던 메탄가스가 방출되어 온난화를 심화시키는 '양의 되먹임 고리' 현상도 나타나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건조해진 지역에서는 이전보다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하고 또 그 산불로 인한 각종 가스들로 인해 온난화는 더욱 악화된다. 그러나 이런 온난화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지구의 단단한 부분인 '지권'의 변화로 지진과 화산폭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구 가열화로 생기는 지권의 잠재적인 반응은 아직 대중, 심지어 기후학자들의 의식 언저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녀와 그 자녀에게 더 뜨거운 세상뿐 아니라 지질학적으로 더 파탄 난 세상을 물려주리라는 점은 이미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 가열화가 대규모 이주나 물 부족 등의 새로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해 분쟁이 발생하거나 난민이 늘어나는 등 세계정세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한 더위로 인한 열사병 및 백내장, 흑색종 발생 등 세계 공중 보건에서도 큰 위협을 주고 있다.

한 추정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사회 불안과 내전에서 전면전에 이르기까지 분쟁의 위험이 14퍼센트씩 증가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이 책을 읽으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세계 각국의 정부나 기업들의 대응에 대해서는 헛웃음만 나왔다. 이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게 나와 있는 반면에 경제적, 정치적인 이유로 다들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지구온난화를 핑계로 새로운 산업을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줄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구 공학'이라는 이름으로 기후 시스템에 간섭하여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열을 차단해 지구를 식히려는 방법 등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불확실하고 어떤 위험을 새로 가져오게 될지 알 수 없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누출될 위험이 크다고 한다. 

또한 지구 가열화의 원인보다는 증상만 해결하려는 미봉책으로 최대한 빨리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방해가 됩니다. 사실, 배출량 감축 조치가 실패할 경우 우리가 의지할 기술적 보루가 있다고 선전하는 것은 그런 조치가 실패할 가능성을 더욱 키웁니다.
기후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육류(특히 소고기)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소고기와 유제품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거의 1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물론 개인의 노력으로 배출량이 얼마나 줄어들기야 하겠냐만은 전체적인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정부나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 및 대응을 잘 수행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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